[아는 기자]아베 피격 막을 수 없었나…“경호 구멍 뚫렸다”

2022-07-09 757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차장 나왔습니다.

Q. 아베 전 총리가 피격을 당한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일본에서 총리급 인사의 피격 사망은 처음인데요,

아베 전 총리의 사인이 밝혀졌죠?

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에 대해 병원 측은 범인이 쏜 총 2발이 어깨, 쇄골 부분에 맞았고, 대동맥 손상이 일어나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의료진 수십 명이 치료를 맡았고, 엄청난 양의 수혈이 이루어졌지만 끝내 목숨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Q. 일본 내에서 이번 사건은 경호의 실수다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경호 책임론이 뜨겁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오늘 일본 유력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이 전면을 털어 '완전한 경찰의 잘못'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경호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요,

무엇이 문제였는지 피격 순간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아베 전 총리 뒤에서 범인이 첫 발을 발사했는데요,

경호 요원 어느 누구도 아베 전 총리를 보호하러 가지 않습니다.

두 번째 총성에도 밀착 방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Q. 유세 당시 경호원들의 위치도 문제였다면서요?

네 피격 당시 경호 요원들의 위치를 그래픽으로 담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의 뒷부분이 완전히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경호 요원 위치만 보면 후방 경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셈인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베 전 총리의 이번 스케줄이 전날 급하게 잡혀 사전 답사 등 경호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틈새를 만들지 않는 것이 VIP 경호의 기본인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Q. 작년까지 도쿄 특파원을 하면서 실제 유세 현장에 가봤을텐데, 어땠나요?

3년 전 중의원 선거 당시 도쿄 내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하나 보여드립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유권자와 매우 근거리에서 악수를 나눕니다.

그러나 지방 일정에는 도쿄보다 경호 인력이 적을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치 유세장 안전 문제가 재검토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Q. 범인 얘기를 좀 해볼게요. 오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종교 얘기가 나왔어요. 무슨 관계일까요.

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특정 종교 단체에 빠져들었다. 기부를 많이 했고, 생활이 피폐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것이 아베 전 총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가 관건인데, 일각에서는 극우 단체로 불리는 '일본회의'를 지칭한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일본의회란 '일본회의'는 신흥종교집단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통합된 조직입니다.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일본 내 우익 세력 집결 단체로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고요, 아베 전 총리 측근 인사에게 직접 물어보니 이런 추측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들어보시죠.

[고토 겐지 / 전 교도통신 편집국장(정치 저널리스트)]
"범인은 무기 마니아라고 할까요. (종교, 정치 테러라기보다 무기 과시를 위한) 표적 찾기가 아니었을까 추측이 나옵니다."

Q. 정치 가문으로 불리는 아베 전 총리 집안에서 피격 사건이 처음이 아니죠?

네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도 총리를 지냈는데요, 1960년 행사 도중 허벅지에 칼을 찔려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Q. 내일이 일본 참의원 선거날인데요,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이 향후 일본 정국이나 한일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선 아베 전 총리가 관계를 악화시킨 정치인으로 불리지만 일본에선 우익의 아이콘이자, 현직 총리만큼 영향력 있는 정치인입니다.

일본 대부분의 방송은 어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참의원 의석 125석 가운데 자민당이 50석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도표도 몰려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우리 입장에선 평화헌법 개헌을 비롯해 방위비 증액 등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주장했던 '강한 일본'으로의 움직임이 본격화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기시다 총리 등이 그 뜻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본이 한층 더 '우향우' 한다면 관계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네,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차장이었습니다.